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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목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칼럼 작성자 장기영목사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장기영목사

 

이 제목의 말은 요즘엔 장사 잘되는 세입자에게 건물주가 가게 비워 달라고 할 때 써먹는 말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땀 흘린 사람에게 가장 요긴한 건 쉼이다. 하나님도 엿새 동안 일하시고 하루 쉬셨다. 사람이나 가축, 심지어 땅까지도 쉬게 하라고 명하셨다. 쉼은 창조주의 법칙이다. 여러 통계가 대한민국을 과로사회로 지목하고 있다. 지친 사람에게는 물과 음식, 그리고 잠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쉬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은 바람 빠진 바퀴 같아 능률이 오를 리 없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자동차 같아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 냉각수 없는 엔진처럼 조금만 더 과속하면 폭발할지도 모른다.

 

쉼을 뜻하는 ‘휴(休)’는 사람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는 모습이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쉬면서 피로도 회복하고 영양도 섭취해야 일을 더 잘할 수 있다. 캐나다나 미국에는 하늘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들이 울창하다. 그래서 벌목을 겸해 가끔 나무 베기 시합을 한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선수들은 있는 힘을 다해 톱으로 나무를 베기 시작한다. 나무가 워낙 커서 아침에 시작한 경기가 오후 늦게 끝나거나 중간에 포기하기도 한다. 어느 경기에서는 잠시도 쉬지 않고 나무를 벤 선수가 꼴찌를 하고 말았다. 그런데 50분 일하고 10분 쉰 선수는 2등을 차지했다. 우승은 놀랍게도 가장 짧게 일한 선수가 차지했다. 그는 겨우 30분 동안만 일하고 15분을 쉬고 15분은 무뎌진 톱날을 갈았다.

 

쉼은 떠남이다. 지금 있는 곳,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떠나봐야 내가 보인다. 요즘 대학생 중에는 휴학하며 해외 생활을 해보는 이들이 많다.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살아보면서 자기를 찾게 됐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익숙했던 자리에서 떠나봐야 ‘나는 누구인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성찰할 수 있다. 쉰다는 것, 성찰해본다는 것은 그 똑똑한 인공지능도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지혜다. 휴가철이 되면 많은 이들이 어디론가 떠난다. 그래서 ‘휴가를 간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런데 시원하고 한적한 곳이 아니라 더 뜨겁고 복잡한 곳을 찾아간다. 더 창조적인 휴가가 필요하다. 평소 안 해 보던 일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머리로 일하는 이는 육체노동을, 육체노동을 하는 이는 머리로 하는 일을 해 보면 어떨까.

 

기계는 녹이 슬면 기름을 치고 닦으면 되지만 사람은 한번 녹이 슬면 닦아낼 방법이 마땅찮다. 화초에 물 줘본 지 오래된 이, 밤하늘의 별을 본 지 오래된 이, 다른 사람 배꼽 잡게 웃겨본 지 오래된 이, 가장 가까운 사람과 영화 본 지 오래된 이, 재미있는 일을 재미없게 하는 이, 회사 일을 자주 집에 들고 오는 이, 누군가를 위해 땀 흘려 봉사해 본 지 오래된 이, 주위 사람들과 말이 잘 안 통하는 이. 이런 이가 삶에 녹이 슬어가는 사람이다. 혹시 이렇다면 지금 하던 일을 당장 멈추고 그 자리를 떠나보라. 뭔가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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