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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 코로나의 계절에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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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목 코로나의 계절에 겨울나기

코로나의 계절에 겨울나기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보라색 초 하나를 밝혀 두고 한 해를 돌아본다. 호주 산불과 중국 홍수, 시베리아 폭염에 이어 한국에도 54일간 이어진 역대급 장마가 온 한 해였다. 1년 내내 이어지는 코로나19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도 여전히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그동안 K방역의 우수성과 높은 시민의식의 결과로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칭찬하고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최근 들어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한동안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멈춰,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말하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읽어내려고 했다. 우리의 잘못된 신념이 낳은 비참함을 마주하게 했고, ‘근원으로 돌아갈 때’(ad Fontes)임을 알아차리는 듯했다. 다들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듯했지만, 막상 다르게 살아갈 기색을 보이는 이들은 별로 없다.어쩌면 근원 깊숙이 성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코로나 사태가 얼른 끝나서 일상으로 돌아갈 궁리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문제는 되돌아설 기회를 놓치거나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일상으로 복귀가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우연히 일상으로 복귀한다 해도 더 큰 문제 앞에 놓일 수 있다. 기후위기 상황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어 ‘기후악당 국가’란 오명을 벗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19와 같은 코앞의 위기 극복을 위해선 발 빠르게 움직이지만, 위기의 근본 원인에 대해선 성찰이 부족한 상태다.

 

     다시 겨울이다. 겨울에 시작된 코로나가 다시 겨울을 만났다. 겨울은 깊은 성찰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 자꾸 옷깃을 여미게 되니 겸손히 멈춰 나와 우리, 사회와 교회를 돌아보며 한 해를 갈무리하고 한층 건강해질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해보자. 근본적 원인에 대한 깊은 성찰이 어렵다면, 모진 겨울과 같은 지난 1년을 어떻게 지냈는지만이라도 가까운 친지와 더불어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자. 코로나19가 몰고 온 이 겨울을 어떻게 날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다음을 준비하기에 충분할 수 있다. 겨울은 겨우겨우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는 말들을 한다. 그래서 ‘겨울’이란다. 생각해보면 겨울에는 ‘작은 공간에서 체온을 유지하며 겨우 살아 내기’ 하는 길을 찾는 게 최고인 듯하다. 우리도 코로나19 중에 맞는 겨울에 최소한의 자기 필요대로 겨우 살아내는 법을 연습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전하는 말이 들려올지 모른다. 귀 기울여보자. 어쩌면 코로나19가 지금 우리에게 더 본질적인 곳으로 떠나라 하는 하나님의 초대장일 수도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세상의 지배자가 아니라 청지기로 세우셨음을 우리가 온전히 기억해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회력에 따르면 이미 우리는 대림절, 새해를 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치 사회 문화 의식구조를 전환해 새봄을 맞게 할 원동력이 돼주길 기대한다. 코로나19 이후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비록 머릿속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기억뿐이지만,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면 상황도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겨울나무는 잎을 떨구고 웅크리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코 죽거나 생장을 멈춘 게 아니다. 새봄을 준비하면서 만들어낸 그 작은 겨울눈 안에 생명을 품고 그 생명을 키워낼 것이니 말이다. 겨울이 불러올 새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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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의 계절에 겨울나기 2020.12.2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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