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배경이미지

목회 칼럼 - 아카시아 나무

2020.12.05 09:59

아카시아 나무

조회 수 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칼럼 제목 아카시아 나무

아카시아 나무

(절망적 순간에도, 우리를 위대한 작품으로 빚어 가시는 하나님)

 

▲신성욱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

 

     수년 전, 존 번연(John Bunyan)의 위대한 작품 <천로역정>에 나오는 배경인 영국 베드포드(Bedford)를 방문한 적이 있다. 존 번연은 금지됐던 설교를 했다는 죄목으로 6개월 선고를 받고 말았다. 사랑하는 그의 아내가 런던시의 재판관이 머물고 있던 여관으로 찾아가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금도 남아 있는 그 여관 앞에서 당시 애절하게 부탁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사진을 찍은 기억이 생생하다. 번연 부인의 부탁에 시에서 온 재판관은 좋게 해결해주겠노라고 답했다. 그런데 막상 재판이 열리자 지방 판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무려 12년이란 말도 안 되는 형을 선고하고 말았다.가만히 내버려 뒀으면 6개월 감옥살이로 끝냈을 것을 부인이 부탁하는 바람에 12년 감옥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6개월의 24배나 많은 형을 더 살게 되었다 생각해보라. 혹을 떼려다 완전 혹을 붙인 셈이다. 12년간 옥살이를 한 그곳은 지금 땅바닥에 기록만 남겨진 채 번화가로 바뀌어 있었다. 원래 시에서 온 판사는 번연 부인의 애절한 호소에 마음이 움직여, 번연을 무죄 석방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미리 알아챈 지방 판사들이 시 판사의 비리를 왕에게 보고하겠다고 협박해, 무려 12년형을 선고받고 만 것이다.

 

      이렇게 억울한 경우가 또 있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번연에게 12년형을 선고한 시 판사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 왜 그럴까? 그가 아니었다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출간된 불후의 명작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6개월 형을 살았다면, 과연 <천로역정>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물론 시에서 온 판사에게 번연이나 그 아내를 위한 마음이나 <천로역정> 독자들을 위한 배려의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오직 자신의 비리가 왕에게 들어가 해를 받을까 두려운 나머지, 지방 판사들도 기대하지 않던 12년형을 선고한 것 뿐이다. 그러면 우리가 진정 감사해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당연히 하나님이다. 자신의 비리가 들통나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운 나머지 터무니없는 판결을 내린 시 판사의 나쁜 재판을 선용하셔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천로역정>이란 위대한 작품을 탄생케 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억울한 일을 당해 낙심 중인 분이 있는가?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이 없어 절망 중인 분이 있는가? 힘든 가운데 더 견딜 수 없는 일을 당해 완전히 삶의 의욕을 잃고 있는 분이 있는가?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을 기억하자.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모든 것’이란 말에 주목하자. ‘좋은 것’뿐 아니라, ‘나쁜 것’도 포함됨을 기억하자.

 

     아프리카 아카시아 나무나 존 번연의 경우처럼, 어떤 절망적인 순간에도 우리를 위대한 작품으로 빚어 가시고야 마는 하나님 아버지의 놀라운 계획과 의지만 바라보고, 감사함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복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칼럼 작성자
» 아카시아 나무 2020.12.05 3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15 Next
/ 315